■ 본문 중에서
#08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이 있다. 그 말을 찾아라 - 32∼33p.
이제 우리는 대통령님을 떠나보냅니다.
대통령님이 언젠가 말씀하셨듯이,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대통령 하지 마십시오.
정치하지 마십시오.
또다시 '바보 노무현'으로 살지 마십시오.
그래서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더는 혼자 힘들어하시는 일이 없기를,
더는 혼자 그 무거운 짐 안고 가시는 길이 없기를
빌고 또 빕니다.
#20 대구(對句)를 활용하자. 그러면 절반은 온 것이다 - 67p.
여당은 현실에 살고 야당은 미래에 산다.
(중략)
남녀가 이별했다. 남자는 과거를 후회했고, 여재는 미래를 걱정했다.
#사례둘 너무나 솔직담백한, 그래서 존경스러운... - 182∼183p.
"아내 외에 다른 여성에게 끌린 적은 몇 번입니까?"
"비밀이다!"
"보신탕을 먹어 본 적 있습니까?"
"물론 있지!"
"정치가가 아니라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로비스트! 건강한 로비 문화를 만들고 싶다."
"겨울엔 내복 입으십니까?"
"안 입고 살았는데 올해는 귀하신 몸이 되어서 입었다."
"외모 중 가장 자신 있는 곳과 못마땅한 곳은 무엇입니까?"
"자신 있는 곳도 없고, 자신 없는 곳도 없다. 다만 머리카락 다듬기가 어렵다."
"대통령이 되면 잃을 것 같은 3가지는?"
"자유, 시간, 돈"
"대통령 의전 차량이 외제차인데, 대통령이 되면 국산차로 바꿀 용의는 없습니까?"
"무슨 이유가 있겠지. 있는 것 그냥 쓰지 뭘!"
정말로 계싼 좀 해 보고 한번쯤 더 생각해 보면 좋으련만. 그리고 어떻게 대답을 하면 더 많은 표를 끌어올 수 있을지 고민을 좀 하면 좋으련만. 이제는 좀 그렇게 따져 봄직도 한데, 도무지 그럴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참, 이분, 어떻게 좋아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있을까!
#부록 참회록_ 이제 당신을 내려놓습니다 - 237p.
"내가 글도 안 쓰고 궁리도 안 하면 자네들조차 볼 일이 없어져서 노후가 얼마나 외로워지겠나? 이것도 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 글이 성공하지 못하면 자네들과도 인연을 접을 수 밖에 없다. 이 일이 없으면 나를 찾아올 친구가 누가 있겠는가?"
이 말에 시사(示唆)가 있었다. 암시가 숨어 있었다. 그렇게 생각되었따. '이 글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자네들과의 인연을 접을 수밖에 없'었떤 것이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 그렇게 끝난 것이었다. 왜 몰랐을까? 그 안타까운 호소를 왜 잊고 있었던 것일까? 질곡의 봉하에서 벗어나고 싶은 내 무의식이 의도적으로 외면했던 것은 아닐까? 그는 어쩌면 집필팀의 해체에 동의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나를, 또 우리를 붙잡을 힘이 없었던 게 아닐까?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붙잡아야 하지만 더 이상 자신에게는 이들을 붙잡을 근거가 없다고 포기해 버린 게 아닐까? 지난 반년 동안 집필팀은 말과 글에 관한 한 그의 수족 역할을 해 왔었다. 마지막으로 남긴 글의 한 대목에서 나는 내가 감당해야 할 죄책감의 근거를 확인했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꽉 막힌 심장에서 피가 역류했다. 깊은 후회의 감정이 모든 감각을 마비시켰다. 눈물은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다. 눈시울의 뜨거움도 없었다. 차는 부산대 양산병원을 향해 달렸다. 이십년 전 처음 대면했던 초선의원 노무현의 모습이 차창 밖으로 떠올랐다.
<윤태영의 글쓰기 노트>
윤태영
책담,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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