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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수기 [手記]

[Travie JAN 2019] 펑후에서 만난 인스타그래머블 감성 마을 얼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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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트래비 2019 01월호 (Vol. 323)

http://www.travi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02



올리는 순간 ‘좋아요!’를 다다닥 받을 법한 인스타그래머블 감성 마을을 펑후에서 만났다. 얼칸 전통마을(Erkan Historic Village, 二崁聚落保存區)은 타이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전통 고택들이 잘 보전되어 있는 마을로 1890년에서 1910년 사이에 완공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50여 가구가 남아 있는데, 진(Chen, 陳)씨 일가가 백 년 이상 살고 있는 고택으로도 유명하다.


얼칸 마을 돌담 위에 사이좋게 자리 잡은 항아리들


마을의 고택들은 건축자재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두 정성이 가득하다. 펑후산 현무암과 산호초 암석을 사용해 돌담을 올렸고, 그 소박한 돌담을 다홍빛 지붕이 끌어안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대들보를 조각하고, 기둥에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그려 넣은 집들도 곳곳에 있다. 집집마다 돌담 곁에 올망졸망 자리한 특색 있는 장식물들도 얼칸의 자랑거리다. 예스럽고 소박한 마을 이면에 비범한 예술적 가치가 숨어 있다.


덕분에 최근에는 감성 마을로 알려져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이나 인스타그램을 즐기는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찾는다. 마을을 구경하며, 핸드메이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고, 아몬드 두유나 선인장 주스와 같은 색다른 간식을 사먹을 수 있다. 특히 이곳의 전통 살구차는 향이 맑기로 유명하다. 


바람소리만 고요한 바닷가 마을 얼칸의 정취를 느끼며 산책하다가 도보 명상에 빠져 들었다. 특별히 집중하려고 노력 않고, 마을 어귀를 걸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공명이 울리며 바람 소리만 들려왔다.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차분해지는 평화로운 곳이다. 


골목을 따라 한참 걷다 보니, 산호초 돌담 위에 자리를 잡고 바닷바람을 베개 삼아 유유자적 잠이 든 마을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심성이 고울 것 같은 착한 얼굴을 한 고양이 예닐곱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고요히 잠들어 있으니,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까. 


부스럭. 관광객 한 명이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한 건어물 봉지를 열었다. 그 자그마한 소리에 고양이들이 일제히 잠에서 깨어났다. 이 골목 저 골목에서 꼬리를 치켜든 고양이들이 몰려들었다. 분명히 귀여운 건 맞는데, 총총 뒷걸음질치며 나도 모르게 고양이들에게서 멀어졌다. 얼칸 마을에서 고양이 집사의 기분을 느껴 보려거든 건어물 간식을 준비하시라. 마을 토박이 고양이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릴 감성 표정으로 맞이해 줄 거다.


집집마다 올망졸망 특색 있는 장식물들이 돌담 위를 채웠다


소라와 게를 말려 장식한 담벼락


 산호초를 잘 이어 담을 만든 얼칸의 어느 집


현무암과 산호초 암석으로 쌓아 올린 얼칸의 특색 있는 돌담


얼칸에서 인기 있는 간식 중 하나인 아몬드 두유


돌담에서 따뜻한 볕 아래 잠을 자고 있다가 부스럭 소리에 고개를 내민 고양이들


마을이 아기자기해서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감성적인 느낌이 물씬하다

 


글·사진 차승준  에디터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타이완관광청 www.putongtaiw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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