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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수기 [手記]

[Travie DEC 2017] 다케오에선 먹고 걷고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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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트래비 2017 12월호 (Vol.310) 54~55p. / 

http://www.travi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46


다케오에선 먹고 걷고 사랑하라!

●Takeo Olle + Onsen   
다케오에선 먹고 걷고 사랑하라!  

글 차승준 사진 권라희
 
다케오(武雄市)
사가현 서부에 위치한 다케오에는 산과 분지, 강을 모두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1,3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온천이 있다. 다케오 온천은 특히 피부에 좋은 수질로 유명하며, 규슈 올레의 다케오 코스 종료 지점에 있으므로 한바탕 걷고 난 올레꾼들이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며 시원하게 몸을 풀기에도 좋다. 다케오 시내와 야마우치초에는 도자기 가마들이 많아, 도자기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일본 다른 곳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아리타 도자기를 구입할 수 있다. 
 

다케오 신사 뒤편 녹나무로 올라가는 올레길. 조금 더 깊이 올라가면 종아리만큼 굵은 대숲이 나타난다
 
규슈 올레 다케오 코스 (거리 14.5km, 약 4시간 소요, 난이도 A코스 중상, B코스 중) 
www.welcomekyushu.jp/kyushuolle
코스  JR다케오 온천역 → 시라이와 운동공원(1.8km) → 키묘지 절(3.2km) → A,B코스 갈림길(4.8km) → A, B코스 합류점(5.7km) → 다케오시 문화회관(9.8km) → 다케오신사 내 녹나무(10.6km) → 다케오 시청앞(11.9km) → 시쿠라야마 공원입구(13.3km) → 다케오 온천 누문 (14.4km) 


다케오 시립도서관의 건립은 이 도시의 문화적, 건축적 사건이었다. 스타벅스 입점도 그랬다



수령 3,000년의 녹나무
 
“좀 걸을까요?” 원정대라는 이름으로 함께한 이번 여행에서 나는 세 명의 새로운 친구를 만났다. 저마다 관심사도 다르고 여행의 목적도 달랐지만 우리는 같은 길을 함께 걸었다. 함께 걷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조금 더 익숙해져 갔다.

걷기 위한 길. 제주 올레가 일본 규슈에 만들어졌다. 규슈 올레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다양한 온천을 지닌 규슈의 문화와 역사를 오감으로 느끼며 걷는 트레일 코스다. 규슈 올레는 총 19개 코스로 이중 가라쓰, 다케오, 우레시노 코스 3개의 코스가 사가현에 있다. 다케오 코스는 규슈 올레에서도 가장 걷기 좋은 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시내 중심부를 관통하는 다케오 코스를 따라 걷다 보니 웅장한 건물이 하나 눈에 띈다. 다케오 시립도서관 건물이다. 잠시 쉴 겸 도서관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내에는 카페와 서점, 그리고 도서관이 함께 있었다. 삼면 전체가 유리창으로 설계되어 어느 곳에나 빛이 잘 들고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이 매력적인 도서관은 최근 흑자전환을 통해 도서관 경영의 성공사례로 꼽히며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각국의 도서관에서 벤치마킹 해 간다고 한다. 최근 서울 도심지 코엑스에 문을 연 별마당 도서관도 일본의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벤치마킹 했다고 알려진다. 커피를 마시면서 독서를 즐기고 싶어 하는 지역 주민을 위해 도서관 안에 카페를 만들었고, 도심지의 휴식형 문화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주민 외에도 누구라도 무료입장이 가능해 인구 5만명에 불과한 소도시의 도서관이 연간 수십만의 관광객이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다케오시에 따르면 도서관으로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경제적 금액도 상당하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5분여 남짓 거리에는 유서 깊은 오래된 다케오 신사가 자리하고 있다. 신사의 왼편 올레길을 따라 조금만 더 걸으면 거대한 녹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이 나무는 수령이 3,000년이 넘는 신목으로, 영험한 기운을 갖고 있어 지역 주민들에게는 정신적인 힘을 주는 나무이다. 또 신사 밖 한편에는 부부 삼나무로 알려진 연리지가 있고,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성혼하기로 유명해서 많은 연인들이 연리지를 찾아 소원을 빈다고 한다. 놀멍 쉬멍 걸으며 연리지 앞에 멈춰 서니 바야흐로 옆구리가 시린 겨울이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다시 걷고 싶은 길, 규슈 올레를 다음 번 찾을 때는 짝꿍과 함께라도 좋겠다. 더 추워지기 전에 먹고, 걷고, 사랑하라! 
 


다케오 도자기 잔에 출렁이는 사케 한잔으로 료칸의 밤이 깊어 갔다



다케오 로몬.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이 로몬의 건축가 다쓰노 긴고는 일제시대 서울역을 설계한 사람이다



사가규를 포함한 가이세키 상차림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글·사진 사가현 원정대 에디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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