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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칸타빌레 · 영화 리뷰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 EP03 금융지능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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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금융자율화 및 개방 시행 계획」 발표 - 금융시장 급속도로 개방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는 외국 자본과 선진 금융 회사들의 휘황찬란한 금융 상품을 보면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저축 만이 살 길이 아니구나. 하루가 다르게 변화는 통화량. 오르락내리락하는 환율. 그때마다 심하게 요동치는 주가. 금융 자본 위의 세상은 너무도 급박하게 변화무쌍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은행(Bank)의 비밀

 

사실 이렇게 은행에서 펀드와 보험을 팔고 신용카드 발급까지 할 수 있게 된 건, 2000년에 제정된 「금융지주 회사법」 덕분이었습니다. 이 법은 한 해 전인 1999년 미국에서 제정된 「금융서비스현대화법(Gramm-Leach-Bliley Act)」에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금융지주회사가 은행 외에 증권회사 즉 투자회사를 둘 수 있게 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조지 소로스(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는 "유조선 탱크의 칸막이가 열린 것과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 금융지주 회사법 : 은행지주 지분 한도 확대 4% → 9%, 사모펀드의 산업자본 분류기준 완화 등

 

그래서 우리나라도 금융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금융지주 회사법」을 제정했습니다. 은행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저마다 투자은행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저축보다 투자를 허락하게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2002년 이후 시작된 저금리 시대도 한몫했습니다. 예금이나 적금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니 투자가 최고라는 것이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 것이죠.

 

직원들이 추천할 이유는 딱 하나죠.
본사에서 프로모션(판매촉진)이 나온 거죠.
이 상품을 판매하라고.

그래서 판매하는 것이지,
직원들이 이 상품이 본인한테
아무런 성과금이 없다고 하면
판매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전영준 (법무법인 'ㅎ' 변호사)

 

 

금융전문가들도 모르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지점에서 판매하는 직원들이
그 상품을 안다는 건 불가능하죠.

금융기관 본사에서 내려준 공문을 가지고
판매하고 있다고 봐야죠.

 

 

내가 가입한 상품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서
그 상품을 가입했을 때 완전판매입니다.
다 알고서 가입을 하는 거죠,

좋은 점 나쁜 점을 모르고 가입하는 경우가
불완전판매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안 좋은 점은 대충 넘어가고
좋은 점만 얘길 하거든요.

송승용 ('ㅎ' 재무설계 이사)

 

 

2001년 3월 상호신용금고법 → 상호저축은행법 개정(제9조 1항)

 

지난 2012년 5월, 솔로몬, 미래, 한국, 한주 등 4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습니다. 거기에 따른 피해는 투자자 혼자 온전히 떠안게 되는 것입니다. 각종 불법 대출과 비자금 조성 문제로 은행장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구속됐습니다. 이는 2001년 상호신용금고가 저축은행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면서 시작된 탐욕의 결과입니다. 

 

원래는 신용금고잖아요.
쉽게 말하면 사금고. 새마을금고와 같은
작은 금융회사에 불과한 건데,

은행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니까
사람들이 은행하고 혼동을 일으켜
많은 돈을 맡겨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착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문제가 된 건 후순위채권(Subordinated Bonds, 後順位債卷)이었습니다. 저축은행이 파산했을 경우에, 예금자 보호법에 의하면 예금은 최고 5천만 원 까지 원금을 보장해주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후순위채권은 말 그대로 후순위, 즉 모든 부채를 다 갚은 다음에나 주겠다는 말입니다.

* 후순위채권 :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부채가 청산된 다음에나 상환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
* BIS : 총 자산 중에서 자기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기업 의무 구조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 BIS = (기준 자기 자본 / 위험가중자산) × 100
* BIS 5% 미만 - 경영개선 권고, 3% 미만 - 경영개선 요구, 1% 미만 - 경영개선 명령

 

저축은행이 후순위채권을 파는 이유는 바로 BIS 때문입니다. BIS는 은행의 자산이 얼마나 건전한지, 즉 믿을만한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BIS가 5% 미만이면 개선 권고나 요구, 명령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예금을 빼서 후순위채권으로 돌리면 부채가 줄어듭니다. 그러면 BIS가 높아지므로 자산이 건전하다는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은행의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
후순위 채권을 발행합니다.

예금 같으면 은행 측에서 보면 빚이죠.
그분한테 돌려줘야 하니까,
그래서 그건 부채로 잡히는데
채권은 부채로 잡히지가 않습니다.

오인용 (한국금융피해자협회 부회장)

 

은행은
맑은 날에는 우산을 빌려줬다가
비가 오면 우산을 걷는다.

마크 트웨인 ('톰 소여의 모험' 저자)

 

 오는 날 우산을 뺏지 않겠다. 은행장이 바뀔 때마다 의례 하는 말입니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 EP03 금융지능은 있는가

 

 

펀드(Fund)의 비밀

 

펀드(FUND) : 다수의 사람으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 후, 수익을 나누어 갖는 금융상품

펀드 → 수탁회사 → 자산운용회사 → 주식

 

내가 펀드를 사면 나와 같은 펀드를 산 사람들의 돈이 합쳐져서 수탁회사로 갑니다. 수탁회사는 돈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럼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가 투자를 결정합니다. 이제 수탁회사는 가지고 있던 돈을 투자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이익이 나오면 투자한 비율대로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펀드는 저축이 아니라 투자라는 것입니다. 투자라는 말은 한마디로 다 날릴 수도 있다는 뜻. 펀드는 어디에 투자하는지에 따라서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으로 나뉘어집니다. 주식형은 고수익이 가능한 만큼 위험이 큰 고위험 상품입니다. 펀드를 고를 때에는 자신의 목적과 투자스타일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

 

내가 은행에서 펀드를 샀다고 해서 은행에서 펀드를 운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은행은 그저 펀드를 파는 판매자와 돈을 맡아주는 수탁자의 역할을 할 뿐이죠. 실제 펀드를 운용하는 것은 자산운용회사에서 하는 것입니다. 내 돈을 이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운용해준다니 고마운 마음이 드시나요?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입니다.

 

 

일단 판매회사인 은행이나 증권사는 나한테 펀드를 팔면서 수수료(Commision)를 챙깁니다. 팔 때 받는 경우를 선취, 나중에 받으면 후취, 또 90일 이전에 다시 팔고 싶으면 수익금의 70%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합니다. 수탁회사와 투자운용회사에는 매년 보수(Fee)를 줘야 합니다. 펀드가 잘 나가서 매년 50% 이상의 이익을 낼 때는 거기서 일정 부분을 떼어주면 되니 괜찮습니다. 하지만 수익을 못 냈다고 보수를 안 주는 게 절대 아닙니다. 미안하다고 깎아주지도 않습니다. 결국 원금에서 줘야 되는 것입니다. 보통 판매보수가 1% 높을수록 투자자의 수익률은 0.31% 낮아진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매월 40만 원씩 투자한다고 했을 때 (9%와 10% 의 차이는) 30년 후, 1억 4,600만 원의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 수수료는 0.1%라도 아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비용이 또 있습니다. 바로 주식매매수수료, 주식을 매매할 때마다 지불해야 하는 비용입니다. 증권거래가 얼마나 빈번한지를 말할 때는 매매회전율(%)이라는 말을 씁니다. 매매회전율이란 고객의 돈으로 주식을 샀다가 다시 돈으로 환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산운용회사가 100억 펀드로 주식을 다 샀다가 그대로 다 팔면 매매회전율은 100%입니다. 미국은 평균 100%입니다. 200%만 돼도 깜짝 놀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형 펀드의 경우 1400~1500% 인 것이 허다합니다. 심지어 6200% 인 것도 있었습니다. 회전율이 높으니 수수료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니 펀드를 살 때는 꼭 매매회전율을 확인해야 합니다.

 

펀드 상품 읽는 법

 

M에셋 디스커버리 주식형 4 class C

자산운용사 / 투자전략 / 주로 어디에 투자하는지 / 시리즈 번호 / 수수료체계(A선취, B후취, C없음)

 

제일 앞에는 자산운용사가 나옵니다. 그다음은 투자전략입니다. 다음은 주로 어디에 투자하는지 적혀있습니다. 그 다음은 시리즈 번호를 씁니다. 4라고 쓰면 네 번째 시리즈, 1이라고 쓰면 첫 번째 시리즈, 시리즈 번호가 높다는 것은 나름 잘 나가는 펀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수료 체계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A는 선취, B는 후취, C는 둘 다 없는 경우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또 있습니다. 펀드 가입할 때 판매자가 제시하는 수익률은 다 과거의 데이터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제일 잘 나가는 펀드라는 건 이미 꼭대기에 와있다는 것. 그러므로 수익률만 보고 판단하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고수익 상품 = 고위험 상품

 

수익률이 높다고 펀드에만 투자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자산을 부동산, 예금, 펀드 등 분산해서 투자해야 합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상품들
펀드, 예금, 채권, 부동산
전혀 다른 상품들을 잘 섞는 게
진정한 의미의 분산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보험(Insuarance)의 비밀

 

보험이란 위험 관리를 위한 비용입니다. 저축이나 펀드와 같이 재테크 수단이 결코 아니라는 뜻이죠. 한참 인기 있었던 변액연금보험의 경우에, 한 달에 20만 원의 보험료를 내면 그중 ①위험보험료를 떼고, 사업비 수수료 등의 ②부가보험료를 뗀 후, 나머지를 88~95%를 ③저축보험료로 따로 떼서 펀드에 투자합니다. 그리고 수익이 나면 그것을 연금 형태로 돌려주는 보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품의 실효수익률이 지난 10년간 물가상승률 3.19%에 미치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보험은 보험금이 낮은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고, 나머지는 투자로 불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입니다. 또 보험에 가입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수수료사업비입니다. 대부분의 비용이 대형 보험 대리점에 집기를 사주는 비용이나 광고비 등으로 낭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보험은 크게 정액 보장 상품과 실손 보장 상품이 있습니다. 정액 보장 상품은 중복 보상이 되고, 실손 보장 상품은 비례 보상이 되는 것입니다. 실손보장보험은 중복 보장이 되지 않으니 하나만 들면 됩니다.

또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상품은 더 조심해야 합니다. '효도하라' 하는 말에도 흔들리지 마십시오. 광고와 약관의 보험 내용이 다른 것도 많기 때문에 정말 주의해야 합니다. 그러니 보험에 가입할 때는 꼭 약관을 확인하십시오.

 

 

 

파생상품의 비밀

 

파생상품 : 그 가치가 통화, 채권, 주식 등 기초 금융자산의 가치 변동에 의해 결정되는 금융계약 (종류 : 선도계약, 선물, 옵션, 스왑)

 

선물을 사과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농부가 사과 농사를 짓는데 농사가 잘 될지 안 될지 잘 모릅니다. 그런데 한 업자가 사과 하나 당 100원을 보장해준다고 제안합니다. 100원이 넘으면 농부가 손해를 보고 , 100원이 안되면 업자가 손해를 보는 겁니다. 예측할 수 없는 행운을 기대한다는 의미에서 도박이랑 비슷합니다.

 

파생상품은 실제로 지난 2008년에 발생한 미국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것입니다. 대출업자는 주택을 담보로 해서 대출해줍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 돈을 받을 권리를 증권으로 만들어서 투자은행에 팔았습니다. 투자은행은 모기지론에서 파생된 상품 등 심지어 모기지론을 갚지 못했을 때를 대비한 상품까지 만들어 전 세계에 팔았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자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부실해지고 말았습니다. 파생상품의 원재료가 부실해졌습니다. 이를 근거로 만든 파생상품이 부실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결국 이를 직접 판매하고 투자한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가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부실 파생상품과 연계된 파생상품들이 전 세계의 투자자들에게 팔려나간 상황. 전세계 금융시장이 동시에 마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파생상품은 썩은 사과를 성한 사과와 섞어 파는 것과 똑같습니다. 

 

 

 

금융지능 FQ (Financial Quotient)

 

금융지능이란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금융지는 FQ
금융생활을 좀 더 효율적으로
또 합리적으로 이뤄서
좀 더 나은 풍요로운 세상을 살기 위해
개개인에게 필요한 자질입니다.

OECD에서도 금융이해력이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인 상식이 아니라

금융이해력이 없으면
생존을 할 수 없다고
생존의 도구가 되었다고 얘기합니다.

천규승 (한국개발연구원, 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위원)

 

 

불행히도 금융에 대한 열광 때문에
사람들은 아주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용실에서도 가게 주인한테 
그런 말을 전해 듣죠.
여기에돈만 넣으면 두 배가 된다고요.
그럴 때는 매우 경계해야 합니다.

무엇에 손을 대면 안 되는지
모르고 일하다간
손가락이 잘리기 십상이죠.
조심해야 합니다.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 EP03 금융지능은 있는가 >

EBS1 

2012. 09. 24 ~ 2012. 10.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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