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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실루엣/국내 여행기

[울릉도·독도] #25 아름다운 대나무 섬, 죽도(竹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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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도(竹島)
- 위치 :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 저동항에서 북동쪽으로 4㎞, 도동항에서 7㎞ 떨어진 해상에 자리잡고 있다. 수직에 가까운 절벽 위에 평평하게 수평을
  이루면서 직육면체 모양을 나타내며, 절벽은 여러 가지 형태의 기암괴석들로 이루어져 있다. [출처 : 네이버백과]

1박 2일 울릉도 편에서 천혜(天惠)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는 아름다운 대나무 섬 죽도를 보고 꼭 들르고자 마음을 먹은 섬이었다. 평소 TV 프로그램을 거의 보지 않는데, 울릉도 관광을 앞두고 1박 2일 울릉도 편으로 여정을 예습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꼭 가고 싶은 곳을 손으로 세 곳 꼽았는데 그 중 으뜸이 죽도였다. 울릉도의 지척에 위치하고 있어 바닷길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울릉도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 죽도관광. 우성훼리호

- 도동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선표 예약/구매 가능 : 울릉도 유람선(주)
- 문의 및 예약 : 054)791-4468, 4488
- Fax : 054)791-0456
- 요금 15,000원

울릉도 도동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선표를 구입할 수 있고, 성수기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니 울릉도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도동항에 들러 선표를 예약해두어야 한다. 밤배로 도동항 터미널이 문닫은 시간에 울릉도에 도착했고, 바쁜 일정으로 예약을 위해 미처 들를 시간이 없다면 전화로라도 예약하길 당부한다. 요즘 울릉도에 들르는 모든 관광객이 독도 관광을 못하더라도 죽도 관광은 꼭 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TV프로그램을 통해 대박을 친 셈이다. 실상은 독도를 들러보고 싶어도 뱃멀미에 지친 어른들이 독도 관광을 포기하고, 뱃길 15분은 감내할 수 있기에 선택한 곳이 죽도관광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



울릉도 도동항에서 죽도 관광선, 우성훼리호를 타고 뱃길을 따라 15분 정도 거리에 죽도가 있다. 울릉도에서 무척 가까워서 선장님의 트로트 뽕짝 어르르륵~희 의쌰의쌰 노래가 몇 곡 이어지더니 바로 도착이다. 죽도에 오르려면 소라빵처럼 생긴 가파른 계단을 반드시 올라야 하는데, 뙤약볕에 오르는 동안 지치지 않으려면 틈틈이 운동을 해두어야 겠다. :)



먼 곳에서 바라본 소라빵 계란의 이름은 다름아닌 '죽도길' 이었다. 새 주소시스템이 입혀져 도로 명 주소 '죽도길'로 불려지니 길 이름도 길도 한결 친숙하다.



죽도길을 따라 계단을 다 오르면 '죽도관광지구'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아름다운 악기 형상의 아치를 지나 대나무 숲길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른다.



죽도에는 거주하는 주민이 단 한 명인데, 예전 인간극장을 통해 '부자의 섬'으로 매스컴에 소개된 적이 있다고 한다. 현재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아들 김유곤씨만 혼자 남아 더덕 밭을 일구며 넓은 섬을 꾸리고 지켜나간다고 한다.



드디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점 그림처럼 자리잡은 '죽도 산장 휴게소'에 도착했다.
하루 몇 차례 들어오는 배에 관광객이 한 번에 200여 명씩 입도하는데, 이렇게 방문한 관광객들을대상으로 더덕을 재배해 판매하고, 더덕 음료를 판매하는것이 죽도의 유일한 주민 김유곤씨의 생계 수단이라고 한다.



휴게소 옆으로 조금 걸어가니 너른 벌판에 끝이 보이지 않는 더덕 밭이 자리하고 있다.



더덕 밭을 지나 산책로를 조금 걷다보니 '바람의 정원' 이라는 매혹적인 이름의 정원이 우리를 이끈다. 바람의 정원을 향해 햇살 따라 오솔길을 걷는다. 공해가없는 곳이다 보니 각종 꽃들과 아름드리 나무들이 발목을 붙잡는 듯 하다.



'바람의 정원'이 도대체 어떤 곳인지 궁금했는데 도착하니 달리 부를 말이 없이 그야말로 바람의 정원이다.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섬. 그 섬에 중첩으로 둘러 쌓인 대나무와 숲길을 굽이굽이 돌아 또 다시 한 가운데. 바람이 분다. 눈을 지그시 감고 피리를 불고 있는 소년의 피리에 햇살이 닿아 사방으로 부서진다. 그 모습과 숲 내음이 어찌나 황홀하던지 멍하니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고 제자리에서 몇 바퀴를 뱅그르르 돌아본다.



이건 무슨 열매더라. 이럴 땐 어른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 못내 그립다. 각종 열매들이며 꽃들의 이름을 알 길이 없으니 말이다. 엄마랑 왔으면 혹은 외할머니랑 함께였다면 '이건 무슨 열매다~ 이건 무슨 꽃이다' 일일이 알려 주셨을 텐데 말이다. 시골의 정겨운 풍경들을 담지 못하고 자란 도시 아이들 1세대인 나로써는 그 이름이 도대체 추측불가인 이 열매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대추처럼 생겼는데 그 모양은 더 작고 옹골차며, 맛보고 싶은데 무슨 열매인지 알지를 못하니 쉽사리 입에 대지도 못한다.



그리고 이건 무슨 꽃이더라. 꽃과 다육 식물 좋아하기로 소문난 나지만, 산에 산에 핀 꽃 이름들은 모르는 게 태반이다.



무공해 천연 섬 죽도에는 이름 모를 아름다운 꽃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예쁜 꽃들을 카메라에라도 담아보려고 자리잡고 앉아 사진을 찍고 있는데 벌 한 마리가 날아든다. 제가 주인공을 하고 싶다는 양 연신 엉덩이를 치켜든다. 그 모습이 우스워서 사진에서 나마 주인공을 만들어 주고 싶어 찰칵. 



푸른 바다가 보이는 해변 산책로로 향했다. 울릉도 방향으로 죽도를 휘감고 있는 아름다운 해변 산책로는 TV 속에서만 보기에는 아까운 광경이었다. 게다가 날씨는 왜 이렇게 청명(淸明)한 걸까. 아름다운 광경에 숨이 밭아 오르는 기분이었다. 동행(同行)과도 잠시 말 없이 서로 연신 카메라 셔터만 눌러대는데 시간이 하릴없이 흘러간다.

다시 가고 싶은 아름다운 섬 죽도(竹島). 아름답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울릉도·독도 - #25 아름다운 대나무 섬, 죽도>
May 2011
Written by Li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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